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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1.

Alexine 2016. 6. 8. 18:04

와아

오랜만에 글쓰니 아무도 없는 운동장에 놀러온 기분이다.

EDM을 들으면서 글쓰기란 이렇게 신나는 것. 하지만 중구난방인 글이 될 것.

 

한동안 기분이 많이 다운되어 있었다. 뭘해도 신나지 않았고, 단발성 재미는 금방 사그라들어서 중간의 텀을 버티는 게 힘들었다. 생각이 더 많아지고 집에만 있다보니 더더욱 다운되는 것 같았다. 그런 시간을 통해서 성격마저 변해버린 것 같다. 남들에게 관심이 없어지고,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뭘 해야 잘사는 것인지 되뇌이는 매일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그 매일을 참아내면 나아질 거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었다. 착각이었지만.

 

 이유없이 패닉상태에서 화장실로 들어가 숨어서 울음을 터뜨렸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머리 터질듯이 화나고 짜증을 냈다. 심한 열등감을 이기지 못하고 표정관리가 안되서 주변사람에게 불편을 주기도 했다. 제일 좋지 않았던 것은 내 자신을 학대하는 것. 불규칙한 습관,폐인상태로 두기, 노력하지 않으면서 남과 비교하며 깎아내리기등등.

극에 치닫는 나에게 깜짝깜짝 놀라면서 영문도 모른채 괴로워했다.

 

 하루하루 견뎌내다가 갑자기 여행날짜를 잡고 떠났다. 출발하기 전에 여행계획을 도맡아 짜기로 했는데 잦은 우울로 그러지 못했다. 떠나기 전날은 기대도 안되지만 억지로 신나보려 애썼던 것 같다.

 

 결론적으론, 여행가길 잘한 것 같다. 완벽한 여행이였냐고 물으면 할말은 없다. 행복한 여행이였냐고 물어도 할말은 없다. 여행 내내 불면증으로 체력이 바닥인 상태였기 때문에 신나는 여행을 누리진 못했다. 힘들고 자주 웃진 못한 여행이었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면서 나를 다시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준 좋은 여행이었다.

 

 다녀와서 깨달은 것은

 

새로운 것을 하지 않고 제자리인 사람은 도태된다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나는 과거만 생각했다. 앞을 바라보지 않고 경험했던 것만 되뇌이며 왜그랬을까라는 후회를 했다. 앞으로도 과거만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허무함에 빠졌다. 내일이 기대되지 않고, 기대되지 않으니 호기심도 없어지고, 의욕도 없어졌다. 나는 항상 이대로일 것만 같았다.

 

 

물이 오래 고이면 썩으니 물을 부어줘야 한다는 것.

 

 확실히 평화롭고 예쁘게 빛나는 자연을 보니,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미소가 지어졌다. 아무말 없이 하루종일 쳐다보고 있으라고 하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새벽에 일어나서 동행없이 몰래 일출을 보고오기도 했다. 눈부신 햇볕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가슴 속에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 차는 것 같았다. 역시 집 밖을 나서야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 것도 나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여행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은 여러 각지에서 왔고 하는 일도 다 달랐다. 다양한 사람들의 사는 얘기를 듣고 그 사람의 분위기를 접하면서 스스로 자극을 받았다. 집에서 가만히 있는 나와 다르게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물론 나도 즐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순간을 대하는 느낌이 다른 것 같았다.

 겉모습 보단 내실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기회기도 했다. 첫인상, 그리고 초반에 본 이미지를 보고 A라는 사람에 호감이 있었다. 계속 지켜보고 어울리다보니 B가 자상하고, 지나치지 않으면서도 모자라지 않은 성격임을 깨닫고는  관심에서 A는 지워졌던 신기한 경험. 사실 처음 겪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첫인상, 그리고 겉으로 보여지는 것을 보고 판단하는 좋지 않은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이미 대상을 규정지었을 경우 그에 대한 생각을 바꾼적이 드물었다. 여행이 끝나고서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불현듯 깨달아서, 연락처를 물어보지 않은 걸 후회한다는 건 안비밀. 하하

 

 시시콜콜한 것까지 적다보면 오늘 밤을 샐 수도 있겠다.

재밌어지려고 한다 사는 게. 전에는 재미없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지금은 이유없이 신난다.

이래서 사람들이 여행을 열심히 다니고 사람많은 여행지에도 알면서 꾸역꾸역 가는가싶다.

 

여행다녀와서 한동안 집에만 있고 평소대로 지냈다. 슬슬 가만히 있기가 지겨워지려고 해서 내일은 문화박물관에 버스타고 가볼까한다. 나에게 지금 남아도는 건 시간뿐이니까!

 

과거에는 그날그날만 계획하고,지금은 일을 계획하면서 지내고 있지만

앞으로는 주단위, 월단위로 계획을 세워서 지내야겠다. 매일을 즉흥적으로 지내는 걸 지양할 것이다.

즉흥적인 하루는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어렵기때문에... 작은 좌절을 하기 쉽다. 이 것은 나중에 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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