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우울증이다. 우울증이라고 하면 항상 동생이 한 말이 생각난다. 맨날 우울하고 땅파는 기분이라, 하루는 "나, 우울증이야"라고 말했는데, 아직 의사한테 진단을 받은게 아니니 '우울증'이 아닌 그냥 '우울'이라고 정정해주던 엄격한 동생이였다. 아직도 이 생각만 하면 헛웃음이 나온다. 나는 짜증을 냈고, 동생은 진지하게 반박했다. 의사선생님이 우울한 기분이 든지 얼마나 되었냐고 물었을 때, 기억이 안난다고 했다. 너무 오래되어서 언젠지 기억이 안났다. 이걸 언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야할까, 놀이방 다닐때부터? 여기저기 전학다니면서 경계심이 생긴때부터? 어렸을 적부터 나는 주눅이 들어있었던 것 같다. 내 편이 없다는 느낌? 내 뒤를 봐줄 사람이 없는 느낌? 나는 왜 나를 보호해줄 언니가 없을까? 쟤와 트러..
정치 싸움은 정보전이라는 말이 있다. 정보란 다른 사람을 동요시켜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언론부터 장악하는 것은 이 작용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타이밍에 맞춰 정보를 풀어 동요를 시키거나, 본인에게 불이익한 정보는 은폐하거나 날조하여 권력의 유효기간을 늘리기도 한다. 권력도 없는 내가 갑자기 웬 정보 얘기냐 싶다. 지식이 전달 및 작용하여 결과가 일어날 때, 그 지식은 정보가 된다. 여기서 지식은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이 될수도 있다. 예를 들어 나는 A가 사회주의자인 것을 안다. A가 그냥 사회주의자라는 것을 알기만 하는 것은 지식이다. 여기서 A가 사회주의자기 때문에 나의 주관적 관점으로 빨갱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B에게 말한..
엄청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포스팅한 글들을 보다보니 내가 글쓰는 실력이 아주 없지는 않은 것 같다. 당시에 머릿 속에서 혼돈을 이루었던 생각들을 두서없이 입력한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나름 잘 정리해서 쓴 것 같다. 그 땐 스스로의 실력이 형편없다고 생각해서 습관을 들여보고자 시작한 블로그였다. 그런데 현재 보고서 한 줄 쓰기도 힘들어하는 나에겐 나름(?) 잘 쓴 글 같아 보인다.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사람을 익명으로 칭하고 특징을 나열했는데, 재밌는 건 지금 그 A씨, B씨 등이 누구였는지 가물가물하다는 것이다. 누구인지 정말 궁금하지만 익명으로 쓴 과거의 나를 칭찬해주고싶다. 구체적인 인물의 실명 및 단서를 묘사하지 않아서 그 당시의 나의 감정과 관점에 초점을 맞춰서 감상을 할 수 있었다...